석회석 채굴 지하갱도 폐광 전례없어 신중한 접근 필요
석회석 채굴 지하갱도 폐광 전례없어 신중한 접근 필요
  • 강성정 김영균 김지운 기자
  • 승인 2024.06.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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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결과 전 기부채납 제안은 성급하다는 전문기관의 지적
갱내수 오염조치, 폐석 유실방지 등 복구작업 산적
사진 고려시멘트 누리집
사진 고려시멘트 누리집
사진 장성투데이 자료사진
사진 장성투데이 자료사진

장성군에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고려시멘트의 건동광산은 현재 휴광상태이다. 광업권 설정 만료일인 2024년 5월을 앞두고 2023년 경에 휴광을 신청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전남도와 남부광산 안전사무소 등의 복수 관계자로부터 확인됐다.

고려시멘트가 건동광산에 대해 폐광 절차를 밟지않고 기부채납 건을 제안한 데는 복구비용을 장성군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고려시멘트가 폐광을 하기 위해서는 복구계획서에 따른 복구가 우선되어야한다. 고려시멘트는 현재 복구작업을 하기 전 지하갱도 등에 위험 요소가 있는지 여부와 있다면 조치해야할 사항 등에 대한 안전진단 용역을 전문기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을 맡은 교수등 전문가로 구성된 업체가 내놓은 결과지에 따라 고려시멘트가 실행하고 남부광산 안전사무소가 재차 점검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미흡하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다시 조치를 취하는 등 보완 점검이 뒤따른다.

남부광산 안전사무소의 내락이 떨어지면 고려시멘트는 광업권을 관장하고 있는 세종시 광업등록사업소에 폐광 신청을 한다.

건동광산 기부채납은 순전히 고려시멘트의 자체 기획인 것으로 짐작된다. 남부광산 안전사무소 관계자는 “지하수 관리에 대한 안전진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기부채납을 제안한 것은 성급한 판단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 갱도가 물에 잠기면 다시 복구하기 어렵다”며 “사전에 고려시멘트가 기부채납 부분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석회석 채굴 지하갱도가 있는 광산을 폐광한 전례가 없어 복구에 대한 비교 예시가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남부광산 안전사무소 관계자는 “건동광산의 지하 갱도가 55km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복구하는데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복구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사항에는 훼손된 산림과 토지 복구가 일순위다. 다음으로 미사용시설 철거와 갱내에 찬 물에 대한 오염조치, 폐석 유실방지, 채굴자리 붕괴방지조치 등이 따른다.

노천광산의 경우 폐광을 위한 복구계획서 승인은 지자체 소관이나 지하갱도는 안전사무소, 산자부 산하 광업등록사무소 등이 관여한다.

장성군 이태영 과장은 “관련기관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 기부채납 여부에 결정이 나오기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건동광산 기부채납 제안에 대한 소식이 퍼지자 급기야 장성군의원들도 상임위가 열린 자리에서 안건과 상관없는 고려시멘트 기부채납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지난 19일 장성군 아동의 놀 권리 보장 조례안 등 4건의 조례안에 대해 심의를 하는 자리에서 심민섭 의원은 “고려시멘트에 고속전철이 지나간다. 유지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검토가 됐느냐”고 물었다.

정 석 과장은 “별도로 특정회사나 특정 지역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며 “위원회를 구성해 지하안전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위험지역은 중점관리지역으로 설정해 지역민의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김연수 의원은 “고려시멘트 때문에 싱크홀이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많이 발생했다. 지하 침하가 아닌가”라고 묻는 질문엔 “전남대 부설연구소에서 진행한 영향조사에서 고려시멘트 영향이 아닌 지역에서 지반 침하가 일어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흙을 넣고 정리를 했다”고 답했다.

차상현 의원은 “(고려시멘트 갱도) 개발 관광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지 안전에 대한 부분은 이야기가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진행할 생각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선영 국장은 이에 대해 “고려시멘트와 협의‧운영, 시설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안전관리 계획이 같이 나와야 할 것 같다. 구체적으로 거론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용역을 주어 1년 6개월이 소요된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보완조치를 통해 폐광 조치를 밟아가는 것이다”며 “관광부분은 일차 폐광 관련 용역이 끝난 후 관광개발 용역을 통해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상현 의원은 “고려시멘트가 기부채납한다는 말들이 떠돈다. 안전진단을 너희가(고려시멘트) 맡아라. 안전관리를 끝나고 난다면 기부채납하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국장은 “각 실과에서 현황 등을 조사‧검토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안전진단을 확실하게 한 후에 기부채납을 받아 줘야 한다”고 차 의원은 제안했다.

폐광 후 원상복구 질의도 이어졌다.

차 의원은 “군의 고려시멘트 검토 사항을 설명해줄 수 있느냐”는 질의에 이 국장은 “원상복구가 있는데, 개발하려는 활용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며 “전체를 원상복구 후 기부 채납받을 것인지, 동굴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원상복구 없이 용도 변경을 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이에 차 의원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는 의미인가. 기부채납을 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왔다는 것 아닌가. 검토하고 있다고 했는데 관광쪽으로 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국장은 “복구를 하고 할 것인지, 일정부분만 하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법 검토와 가능 여부 등을 실과에서 의견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차 의원의 “실과에서 결정을 하고 기부채납을 받을지 말지를 결정을 할 것인데, 의원들과 협의를 해 줄 수 있는가” 질문엔 이 국장은 “사전에 한다. 의회 동의도 있고 절차도 있다. 고려시멘트에서 제출했기 때문에 유불리가 나온 뒤에 의회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수 의원은 “고려시멘트가 해야 할 조치는 다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저촉이 되느냐 안되느냐 등을 따져야 한다” 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고려시멘트) 접촉을 해왔기 때문에 실과에서 검토 중이다. 정리가 안되어 말은 못하지만 행정절차에 이루어지는 일은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해달라”고 주문했다.

심민섭 의원은 “우리가 소문은 들었으나 (고려시멘트가)정식으로 기부를 제안했다든가 (장성군이)검토를 했다든가 의회에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 의회와 소통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원석 의원은 광산 복구비 63억 원을 지적하며 장성군이 이를 받는 것인지 따져 물었다.

이에 “63억원은 복구 계획 추정치로, 예치전권으로 예치한 금액이다”며 “고려시멘트에서 원상복구를 했을 때는 기부채납을 안 할 수도 있다. 기부채납한 것의 전체 금액이 얼마 정도 되는지. 재산가치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인지의 부분들은 다음에 말씀 드리겠다”고 이 국장은 밝혔다.

이번 건동광산 기부채납 제안은 무엇보다 안전의 문제가 걸려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18일 ‘장성군 지하안전 관리 및 유지에 관한 조례안’ 심의 중 산업건설위원회 의원들은 고려시멘트 측의 건동광산의 기부채납 등의 사실 여부를 묻고, 광산 지하동굴의 안전성과 향후 운영 계획 등을 집중 질의했다. 사진 김지운 기자
18일 ‘장성군 지하안전 관리 및 유지에 관한 조례안’ 심의 중 산업건설위원회 의원들은 고려시멘트 측의 건동광산의 기부채납 등의 사실 여부를 묻고, 광산 지하동굴의 안전성과 향후 운영 계획 등을 집중 질의했다. 사진 김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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