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홍길동테마파크는 계륵(鷄肋)인가?
[독자기고] 홍길동테마파크는 계륵(鷄肋)인가?
  • 장성투데이
  • 승인 2024.06.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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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수 민주당정책위부의장전 전라남도 의원
유성수 민주당정책위부의장전 전라남도 의원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더위와 장마가 오기 전에 조국의 산천이 주는 절경들을 살펴보고 누리는 것도 삶의 낙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 축제가 5월에 많이 열리나 봅니다.

사람들의 나들이를 가게 되면 그곳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볼거리), 재미있는 체험을 하고(즐길거리), 맛난 음식을 먹고(먹거리), 평안한 쉼을 취하고(잘거리), 그 지역의 특산물을 사서 가지고(살거리) 옵니다. 이것 다섯 가지 꺼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지역의 관광산업을 이끌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장성의 관광산업을 살펴보면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많습니다.

2023년 전라남도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전남도 22개 시군 중 장성군은 다섯 번째로 입장객이 많은 지역입니다. 군단위 지자체 중에서는 함평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장성군의 주요관광지점 9곳의 입장객의 절반 가량은 내장산국립공원(백양사)의 입장객으로 148만명 중 70만명으로 조사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다음이 장성호 수변길(19만 9천명), 남창계곡(17만명), 푸른솔GC장성(14만 8천명)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다섯 군데가 25만 3천명이니 평균으로 보면 한곳 당 5만명 정도 되는 셈입니다.

다른 관광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장성에서 꽤 오랜기간 동안 홍보하고 대표 관광지로 내세워왔던 홍길동테마파크의 입장객 수는 좀 충격적입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홍길동테마파크 입장객 자료를 살펴보면 총 누적 관광객이 68만 5천명으로 파악됩니다. 년 평균 7만6천명 수준입니다.

조사기간 중 가장 많은 입장객은 2016년 12만 5천명이었고, 가장 적은 입장객은 2021년 3만 5천명 수준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입장객 수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료에 의하면 2023년 입장객이 5만 4천명 수준으로 한 주에 천명의 입장객이 찾고있는 것으로 조사됩니다.

제가 굳이 홍길동테마파크의 입장객 수를 확인한 까닭은 이 공간이야말로 장성군민들의 지역관광에 대한 애증을 담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황룡면(홍길동로 431) 아곡리 일대에 위치한 홍길동테마파크는 27만5천763㎡ 부지에 원형 그대로 복원된 홍길동 생가와 산채체험장, 생태학습장, 국궁장, 청소년야영장, 숙박시설(청백한옥) 등을 갖춘 곳으로 2008년에 조성되어 시설투자비만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580억 원이라는 막대한 국민세금이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홍길동을 테마로 하여 문화콘텐츠 사업을 진행한다고 수억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시점에서 살펴보면 홍길동 테마파크는 낙후된 관광시설로 변해버렸고, 문화콘텐츠사업은 홍길동테마파크 내에 있는 전시관과 4D영상관에 흔적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사실 앞서 말씀드린 다섯가지 꺼리의 관점에서 홍길동테마파크를 살펴보면 그다지 나쁜 조건은 아닙니다. 홍길동테마파크 주변으로 장성의 맛집들이 있고, 청백한옥이라든 숙소도 있으며, 캠핑장과 다양한 시설들이 있어 볼거리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4D영상체험이나 농촌신활력플러스 사업으로 육성된 주민조직체들이 다채로운 체험거리들을 제공할 수 있어 즐길거리도 있습니다. 다섯 꺼리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아쉬운 대목이라면 살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평균 이상의 조건을 갖춘 관광지인 홍길동테마파크가 왜 그 많은 비용을 들여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예산을 적게 들여 조성한 장성호 수변길의 입장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홍길동테마파크를 활성화시켜 지역경제와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장성군 공무원들이나 지역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들 중의 한 사람으로 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관광지를 찾는 소비자들의 니드를 파악하는 일이 우선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홍길동테마파크를 찾는 것인지, 무엇을 기대하고 왔는지, 와서 보니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보완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느 때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등등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고, 조사해서 홍길동테마파크를 찾는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에 부응하는 관광지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홍길동테마파크라는 이름 붙여진 곳이긴 하지만 홍길동이라는 테마가 적합한 것인지 아니면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홍길동테마파크를 외롭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홍길동테마파크가 다양한 체험공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공간은 아닙니다. 당연하게 지역의 다른 관광지와의 연계를 고민해야 합니다. 장성의 관광지인 홍길동테마파크를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다른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홍길동테마파크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다른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들도 홍길동테마파크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 중 하나가 지역관광안내소를 눈에 띠게 여러 곳에 설치하여 관광 안내도 하고, 지역특산품이나 기념품을 팔게 하고, 관광지 방문 스탬프를 찍게 해서 일정한 성과에 도달하면 지역기념품이나 지역특산물과 같은 선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등, 이미 시도하고 있는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들을 좀 더 보완하고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의 답례품으로 지역관광상품(지역관광지 투어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긴 안목으로 장성군의 관광에 대해 생각하는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일입니다. 단기간의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들을 진행하다보면 무리수를 두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홍길동문화콘텐츠사업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다양성에 치중한 나머지 선택과 집중이 되지 못하고 사업 전체적으로 사업화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물만을 낳았습니다. 객관성이 결여된 공급자적 마인드만 가지고는 실패를 자초할 수밖에 없기에 느리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확한 사업설계와 전문성이 가미된 정책으로 지역관광에 임한다면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관광을 전문적으로 관여하는 중간조직들을 육성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지역관광재단이든, 지역 활성화재단이든, 지역재단이든 이름이 중요하지 않고, 지역관광에 대해 깊이 있는 접근을 하는 중간조직, 민간조직을 육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장성군은 관광으로 흥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지역입니다. 대도시 근방이고, 교통이 사통팔달로 뚫려있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새롭게 조성된 시설물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잘 활용해서 지역관광이 보다 활기차게 전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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