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 펼치는 선한 영향력
[편집국 칼럼]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 펼치는 선한 영향력
  • 강성정 편집국장
  • 승인 2024.1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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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정편집국장
강성정 편집국장

“하느님, 선한 사람 1백명 찾기가 어렵습니다. 50 명으로 줄여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느님은 그러라고 하셨다.

그러나 도시 곳곳을 헤매도 의인은 눈에 띄지 않았다.

풀이 죽은 채 그들은 다시 하소연했다.

찾으려는 선한 사람의 수가 더 줄어들자 이들은 힘을 냈다.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선한 사람 10명 없을라고..” 그들은 살았다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웬 걸, 타락의 파급력이 얼마나 컸는지 도시민 가운데 선한 기운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우리네 고사성어에도 근주자적, 근묵자흑이란 표현이 있다.

나쁜 무리들과 어울리다 보면 보고 듣는 것이 언제나 그릇된 것 뿐이다. 자신도 모르게 탈선하게 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결국 소돔과 고모라는 그렇게 멸망됐다.

극도로 창궐한 악이 퍼져 이 도시에 불과 의인 10명이 없었다.

창세기 18장에 나오는 이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많다.

선한 사람 10명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가 지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인가.

최근 장성에서 제10회 장애인한마음대축제가 열렸다. 여기에서 12명의 유공 표창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모두 고령인데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었다. 자신들도 거동조차 불편한데 손수 자원봉사까지 했다는 점에서 큰 울림이었다.

유말례 씨는 84세로 가장 나이가 많았다. 반양윤 씨가 가장 적게 먹은 66세였다.

72세의 방응순 씨는 참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방 씨는 도시락배달, 안전지킴이, 김장담기 등등의 사업에 항상 동참해 힘을 보탰다.

봉사가 좋아서 힘들어도 한다는 방 씨의 말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급격히 몸이 안좋아 봉사를 쉬고 있다는 말에는 안타까웠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 수는 1백68만5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참여율이 3.9% 정도된다.

그나마 지난 2020년부터 내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원봉사자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지난 2017년이었다. 참여율 6.8%, 2백87만여 명을 기록했다.

물론 이와는 별도로 개인이나 몇몇 사람들이 모여 봉사활동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이런 경우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원봉사자의 통계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흔히 봉사를 통해 자신의 삶이 윤택해진다고 한다. 이는 봉사활동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원봉사 분야는 많다.

생활편의, 주거환경, 상담, 교육, 보건의료 등등이 있지만 어디 그 뿐이랴.

폐지가 가득 실려 힘겨워하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수레를 뒤에서 밀어주는 학생들의 선행, 앞서가던 승용차의 움직임이 수상해 급하게 내려 이유없이 졸도한 운전자를 구해주는 일반 시민들의 행동 등 모두가 선한 행동들이다.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다.

선한 영향력이 발휘된다는 점에서 이들같은 행위들은 귀중하다.

선한 영향력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봤듯이 선한 영향력은 우리 사회를 망하지 않게 하는 최후의 보루이다.

장애인한마음축제에서 장애인들이 자원봉사를 한 행동들이 치하된 것은 장성 뿐만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선한 영향력을 내포하고 있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험악해지는 세상에 마음이 풍요롭고 남을 위하는 자원봉사자들 같은 의인들이 있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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