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뇌혈관 명칭변경에 술렁이는 지역사회
심뇌혈관 명칭변경에 술렁이는 지역사회
  • 강성정 기자
  • 승인 2025.03.1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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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공정률 60% 때 명칭 확정짓자는 조삼모사식 발언 나와
지난 11일 장성군의회는 제36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차상현 의원가 대표 발의한 국립심뇌혈관연구소 명칭 변경 원상회복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대표 발의한 차상현 의원은 건의문을 통해 “ 최근 질병관리청이 국립심뇌혈관연구소의 명칭을 ‘국립심혈관연구소’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심뇌혈관’이라는 명칭이 본래 연구소 설립 취지에 맞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심혈관’으로의 축소는 향후 연구 범위와 사업 확장성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장성군의회 제공

‘심·뇌혈관연구소’ 이냐 ‘심혈관연구소’ 이냐.

명칭을 두고 장성군과 질병관리청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임상 영역이 빠진 연구개발 수행 및 지원에 그치는 등 업무 축소가 한차례 이뤄져 지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상황에서 돌발된 명칭 변경은 민감한 부분일 수 밖에 없다.

명칭에서 보듯 업무의 범위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뇌혈관 질환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볍, 이상지질혈증 등이 포함된다.

심혈관 질환은 심근경색, 심장정지 등으로 한정된다.

일단 질병관리청이 한 발 물러선 분위기이다. 당분간 ‘뇌’ 자를 명칭에 넣겠다는 통보를 장성군에 해온 것이다.

박보서 보건소장은 12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심뇌혈관연구소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운은 여전히 남았다.

이 명칭은 연구소 건립 공정률이 60% 정도에 이를 때 까지만 사용하고 이후 심뇌혈관연구소 혹은 심혈관연구소로 할지는 행정안전부와의 상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질병관리청이 밝힌 것이다.

박 소장은 “이 과정에서 명칭 뿐아니라 연구소의 인력 구성 등도 함께 논의해 결정짓겠다고 질병관리청 관계자가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명칭 결정시에 장성군민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의견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전달받았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이같은 입장 통보는 정식 공문을 통한 것이 아니고 구두에 의한 것이어서 앞으로 국립 심뇌혈관연구소의 명칭을 고수하기에는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달 26일 박 소장 등 장성군보건소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뇌’자를 뺀 심혈관연구소 명칭 사용에 대한 질병관리청의 배경 설명에도 장성군, 전라남도와 협의없이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 자리에서 ‘뇌’ 명칭이 삭제됐다해서 기존 연구업무가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에 위치한 국립뇌연구소 등이 있어 뇌분야 중복에 따른 중앙부처의 연구업무 배제 가능성도 함께 언급돼 ‘심혈관’ 명칭을 사용한 질병관리청의 속내가 엿보였다.

장성군, 장성군의회, 이개호 국회의원 등은 이 점을 중시하고 심뇌혈관연구소 업무영역에서 ‘뇌’ 분야에 대한 타 기관으로의 업무 이관을 사전에 차단코자 질병청장, 국립보건연구원장 등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장성군의회는 11일 국립심뇌혈관연구소 명칭변경 원상복구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적극적인 반발에 나섰다.

심혈관과 뇌혈관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배경에는 이러한 관계를 주목해서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올 1월에도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신규 10개소 지정을 발표했다. 심뇌혈관의 일괄관리 정책 기조를 보였다.

‘뇌’가 빠진 심혈관연구소 명칭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건축,통신,소방설계용역 공모에서 사용됐다. (본보 10일자 보도)

국립심뇌혈관연구소는 심뇌혈관질환의 효율적인 예방관리 및 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통합적이며 체계적인 연구 관리와 정책-연구-진료현장 간 분절된 지식의 통합, 조정을 주요 업무로 발표됐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심내혈관 연구소설립으로 1만2천5백명 고용 유발효과와 장성지역으로의 대거 인구유입이 예상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상 영역 삭제에 이어 뇌연구 부분의 타 기관 이관 등 심뇌혈관연구소의 일감이 대폭 축소될 위기에 놓여있어 당초의 장밋빛 청사진은 퇴색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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