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자의 길에 들어선 승려도 감히 도달하기 어려운 법화경 3천독(讀)을 일군 일반 불자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오전 10시 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축령산 7부 능선에 자리잡은 묘현사(주지 묘각스님)에서는 뜻깊은 회향식이 열렸다. 조길종(72) 불자의 법화경 3,000독을 축하하는 축하의식이 열린 것.
묘현사 신도 20여 명이 함께한 이 회향식은 전통 불교에 대한 사부대중들의 깊은 불심을 반영하듯 1시간 동안 심오한 불교의례로 이어졌다.
묘각 주지스님은 “일반 불신도가 15년 간에 걸쳐 법화삼부경을 3천독을 했다는 것은 기념비적 사례다. 웬만한 스님도 1천독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깊은 불심에 감사드린다”고 경의를 표했다.
묘각 스님은 이어 “일반 불신도들이 1천1백 여쪽에 달하는 69,384자의 법화삼부경을 1독 할 때마다 그 심오한 진리에 한걸음씩 다가간다고 보면 된다. 혹시 경전 원문을 잘 모르더라도, 깊은 속뜻을 잘 모르더라도 거듭할수록 깨닮음에 오르는 길이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진원면 진원리 출생인 조길종 거사는 30대에 경기도 의정부로 출향, 사업을 일궈왔으나 어렸을 때부터 묘현사의 묘련 큰스님(1998년 입적)과 맺은 가족의 불심이 계속돼 지금까지도 묘현사를 찾고 있다.
그러던 중 60대에 위암 수술을 받고 회생을 포기할 정도까지 왔고 도중에 방광암으로 수술을
받아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졌으나 그 때마다 법화경을 독송하며 건강을 되찾아 현재를 정상활동하고 있다. 독송은 2009년부터 15년 동안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죽을 바에 뭔가를 의지하고 싶었죠. 생각난 것이 불경이었습니다. 처음 법화경을 읽을 때 일주일 씩, 다음엔 4일 씩, 그 뒤에는 12시간이 걸렸습니다. 온갖 번뇌와 망상과의 치열한 싸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새벽 6시에 도서관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기를 수없이 반복했죠.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준 묘현사와 그런 행보를 이해하고 협조해준 내자에 감사드립니다”
조길종 거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독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수백 쪽에 달하는 불경을 독송할 때 초창기에는 암송을 하며 더디게 읽어가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눈으로, 나중에는 마음으로 독송을 하기 때문에 몇시간으로 단축될 정도로 빨라진다고 풀이하고 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 멀지만 법화경 독송은 가장 가까운 길이자 실천적인 길잡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