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내년에도 선정되다
백양사,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내년에도 선정되다
  • 강성정 기자
  • 승인 2024.10.21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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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양사 제공
사진 백양사 제공

꿈에 양 한 마리가 나타났다.

양은 고마움이 절절히 담긴 절을 하였다. 양은 천상에서 죄를 짓고 인간계에 내려왔다고 했다. 우연히 스님의 설법을 듣고 원래의 모습으로 제 자리에 돌아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깨어난 환양선사는 전 날 법화경을 독송하고 있을 때 몰려든 양 떼들을 떠올렸다. 부랴부랴 영천암으로 달려갔다. 그 자리에는 흰 양 한 마리가 죽어있었다. 백양사라는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후 백양사는 호남을 대표하는 고찰이 되었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됐다고 하니 1천4백여 년이 흐른 셈이다.

백양사는 지난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됐다. ‘백학타고 백양에 노닐다’는 사업명은 백양사의 지리적 특색을 잘 말해주고 있다.

백학봉은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아래 두 물길이 만나는 곳에 쌍계루가 자리한다. 목은 이색이 누각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백악봉은 쌍계루 연못에 고스란히 비친다.

백학봉과 쌍계루의 아름다움은 삼봉 정도전, 포은 정몽주의 시문에도 잘 드러나있다. 이밖에도 면앙정 송 순, 하서 김인후, 사암 박 순, 노사 기정진, 서옹 스님 등 고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문사들의 글과 시문 180여편이 보전돼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백학봉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비자나무 숲은 지금도 5천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보물로 승격됐다. 불상 안에 묵서가 발견돼 1607년 11월에 현진 스님 등 3명의 조각승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소요대사의 묘탑은 범종의 모습을 띄고 있다. 연꽃을 비롯해 용, 뱀, 거북, 원숭이, 개루기, 게 등 다양한 동물들이 새겨졌다.

대웅전, 사천왕문, 극락보전 등은 전라남도 문화유산이 되었다. 대웅전은 봉우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리지 않도록 고려돼 지어졌다.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조선 후기 건축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색창연한 극락보전은 백양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정갈하게 내려온 맞배지붕이 특징이다.

‘백학타고 백양에 노닐다’는 4개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있다.

백양사 문화유산 탐험학교 ‘양이의 마지막 퍼즐’은 연 6회 운영된다. 양이가 나눠주는 탐험 지도를 들고 백양사 곳곳의 문화유산을 탐색하는 미션형 체험프로그램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백학봉 사진퍼즐, 사천왕문에서 찾아보는 얼굴 퍼즐, 대웅전 풍경 퍼즐, 극락전의 마지막 퍼즐 등으로 구성됐다.

‘모두의 자리 쌍계루’는 함께 만들어가는 산사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쌍계루의 내력과 역사적 의미를 음악극 형식으로 재현하고 모두가 함께해 조화와 화합을 꾀했던 쌍계루의 뜻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명사와 함께하는 인문학 토크도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연 1회 열린다.

‘나는 문화유산입니다’는 기후위기 공감 프로젝트이다. 백양사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은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보존과 보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위해 참가자들은 스스로 문화유산이 되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된다.

업사이클된 바이올린, 첼로 공연도 이뤄진다. 연 2회 진행이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건축문화유산 소통 한마당인 ‘법당지은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서는 백양사 대웅전이 지니는 건축적 특성과 조성배경, 시대적 상황, 참여 인력, 역할 및 기능 등에 입체적으로 접근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관객 참여형 창작 창극이 펼쳐진다. 연 1회 열린다.

이 모든 프로그램에 작년에는 7백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아직 진행중이지만 6백여 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전통산사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사찰이 보유한 국가유산과 역사문화자원 등을 활용하여, 전통산사의 국가유산적 가치와 의미를 체험·공연·답사 등의 형태로 풀어낸 산사문화 향유 사업이다.

2025년 사업 공모에 총 64건이 신청돼 최종 40건이 선정됐다.

마음 쉬는 토요일(전북 김제 금산사), 새로운 일상속으로(서울 종로구 금선사) 등 35건의 기존 사업과 더불어 시간의 축적을 담은 공주 영은사(충남 공주 영은사),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경북 경주 골굴암) 등 5건의 신규 프로그램이 뽑혀 각 산사의 특색과 고유의 이야기를 담은 행사들이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 백양사 제공
사진 백양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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