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육성 지원 위해 바자회 수익금 1천만원 기탁한 기은교회
인재육성 지원 위해 바자회 수익금 1천만원 기탁한 기은교회
  • 김지운 기자
  • 승인 2024.08.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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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순 회장 “몸은 고되지만 보람된 일, 모든 신도가 참여한 덕분”이라고 평
바자회 이후 한 자리에 모인 여전도회원들. 왼쪽부터 박예순 여전도회장, 이미나 사모, 이은주 씨, 천실 씨. 사진 김지운 기자
바자회 이후 한 자리에 모인 여전도회원들. 왼쪽부터 박예순 여전도회장, 이미나 사모, 이은주 씨, 천실 씨. 사진 김지운 기자

“왜 있잖아. 김민선 집사하고 이명숙 집사. 바자회 끝나고 허리 복대랑 팔목보호대 하고 교회 나왔잖아”

“내 돈 벌자고 하면 절대 그렇게 못하지”

기은교회 신도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들은 인재육성을 위한 기부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지난 5월 24, 25일 양일간 개최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장성장학회에 기탁했다.

바자회 이후 신도들 대부분이 골병 아닌 골병이 들었다는 말부터, 아프다고 티도 내지 않고 속으로만 앓았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이들의 표현대로 ‘영광의 상처’이다.

이들이 바자회로 얻은 수익은 1천만 원. 작은 군단위에서 등록 교인 200여 명, 출석 교인 150여 명 정도의 중형크기 교회가 이틀간 열어 얻은 수익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기은교회 신도들의 바자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과 2018년에 이어 3회째 이른다.

바자회는 기은교회 여전도회에서 주관해 열렸다. 여전도회는 여성으로 구성된 자치기구로 구제와 봉사에 힘쓰는 단체다.

여전도회는 교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뜻있는 행사를 준비하자는 생각에 바자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박예순 여전도회장(71)은 “우리 교회 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나눔과 구제이다. 우리교회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담임목사와 신도 모두의 바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바자회는 생활용품, 의류, 마트, 손으로만든 제품, 잡화, 식당, 카페 등 10여개 코너가 마련돼 운영됐다.

이들 매장은 대부분 신도들이 십시일반으로 기증한 품목과 신도들의 자발적인 봉사로 이뤄졌다. 신도들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은 제품 등을 기부했다. 제품으로서 기능이나 성능에 이상이 없는 것들로만 기부를 받았다. 기부받은 제품들은 여전도회 신도들이 또다시 분류하고 세탁과 다림질 등 상품화해 매장에 진열했다.

판매 매장 중 인기가 높은 곳은 단연 ‘김치’였다고 여전도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여전도회원 천실(43) 씨는 “판매용이라 신경을 썼다. 국산 재료로만 하니까 맛도 났지만, 가정식으로 만들어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시장조사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판매 가격도 주변 판매장과 차이를 두지 않았다. 바자회 때문에 그 분들이 손해를 보면 안되기 때문이다”며 옆에서 거들었다.

이은주(50) 씨도 “그때 얼마나 잘 팔렸는지, 완판되면 다시 만들기를 세 번인가 했던 것 같아”라며 맞장구를 쳤다.

이들은 카페도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메뉴는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떼, 자몽, 레몬에이드 등 다양하게 판매해 카페에서만 1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카페를 운영한 이 씨는 “좋은 일에는 좋은 일이 따라온다고 했듯이, 교회 인근 주민이 자신의 핸드드립 도구 세트를 주고 가며 커피 판매에 사용하라고 했다”고 했다. 그 이후로 그 주민이 지인들을 데리고 교회 카페를 자주 방문한다고 이 씨는 말했다.

식당에선 비빕밥, 떡복이, 부침개 등 다양하게 준비해 판매했다. 신도들이 식당 판매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며 각종 재료들을 살며시 놓고 가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여전도회원들은 밝혔다.

이들은 힘들고 고될 수 밖에 없었을 바자회를 “마음의 평화를 얻은 기회”였다며, 오히려 자신들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집사는 “내 것만 추구하는 것은 갈증이 난다고 해야할까? 기쁘다는 것을 느끼기 어렵다. 바자회는 몸이 힘들지만, 그리고 그 모습이 구질구질하다 할지라도 당당함과 마음의 위안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박 회장은 “몸이 힘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흘려 보낸다고 해야할까? 보람이 된다”고 거들었다. 선하고 보람된 일은 주변으로 확대된다는 해석이었다.

이들의 선한 영향력 수다는 뜬금없이 김종인 담임목사에게로 향해 말을 이어갔다.

교회창립 초기 어려운 시기에도 수박밭에서 판매하고 남은 수박과 나주시의 과수원을 찾아 배밭에서 수확 후 남은 배를 얻어 이웃과 나눈 일들을 회상하며 이들은 웃었다. 이에 박 회장은 “김 목사가 당시 돈 다 나눠주고 다니면 좋겠다”라고 입버릇처럼 했다고 맞장구쳤다.

김 목사의 이러한 기행에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목사 아내 이미나(60) 씨는 “속아서 결혼 한거지. 이렇게까지 할지는 몰랐다”며 대답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은주씨는 “부창부수라고 했듯이 사모는 더한다. 오히려 목사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웃었다.

박 회장도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신도들이 한 마음으로 믿고 따르다보니 구제와 봉사는 뿌리가 내려 기은교회가 됐다”고 이 씨를 거들었다.

이미나 씨는 “교회 여력만 된다면 청소년과 장애인을 품고 돕고자 하는 것이 기은교회의 꿈이다”라며 “교회가 여유가 있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다보니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사진 장성기은교회 여전도회 제공
사진 장성기은교회 여전도회 제공
사진 장성기은교회 여전도회 제공
사진 장성기은교회 여전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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